우리를 치유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를 위협하기도 하는 자연. 집 안에 머무르면서 스크린을 쳐다보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늘어난 요즘, 인간의 건강과 직결된 자연의 빈 자리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동시에 인간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풍, 가뭄, 극심한 더위와 추위, 그리고 그로 인한 미지의 질병에 아주 취약한 생물이기도 하다. 이미 시작된 비대면 시스템과 집 안에서의 생활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기후변화로 시작된 생활 환경의 변화는 인간 삶의 방식과 감정, 심지어 인간의 관계 맺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인간성 자체가 기후변화와 함께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인간은 주어진 환경안에서 최대한의 안락함과 효율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사진작가 루카스 포글리아Lucas Foglia의 프로젝트인 ‘Human Nature(인간성)’는 기후변화를 맞이하여 자연에 의존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한, 일련의 사진으로 구성된 이야기다. 사진작가 루카스 포글리아가 펼치는 이야기들은 여러 생태계를 넘나든다. 도시에서 시작하여 숲, 농장, 사막, 빙원과 바다에까지 이르는 이 시리즈 속에서 작가는 ‘야생적’인 장소의 필요성을 탐구한다. 이때 야생적인 장소란 인간이 만든 인공 건축물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루카스 포글리아의 세 번째 책인 『Human Nature(인간성)』는 극단적이고도 예측할 수 없는 조건을 살아야 하는 현대인이 자연과 긍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상상한다. 작가는 과학계 종사자나 도시 계획가, 심리학자 및 모험가, 혹은 단순히 규율을 탈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독특한 관점을 보여준다.
보통의 미국인이 자신의 삶의 93%를 실내에서 보내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인간과 자연의 연결이 요구된다. 작가는 그러한 목적으로 설계된 여러 정부 사업을 촬영했다. 예를 들어 신경과학자는 야생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유익한 작용을 하는지에 관해 연구하고, 기후 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이 공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 책은 이러한 정부 지원이 필요한 장소와 그곳에서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사업이나 과학적 성과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자연은 인간과 인간의 창조물을 제외한 지구의 모든 것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인간이 지구의 구석구석에까지 영향을 끼쳤기에 변질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 자체로만 머무는 장소를 찾기가 어려워진 지금은 더 이상 자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도 한다.연구에 따르면 야생에서의 시간은 인간의 건강과 행복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
오늘날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의 한가운데서 전 세계인들은 지역 사회의 이익을 위해 개별적인 희생을 감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환경을 위해서도 집단적인 행동을 취할 능력이 있다. 우리는 환경을 위해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행동에까지 나아가야 한다. 기후변화를 억제하는데 필요한 개혁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 각국 정부의 조치보다는 덜 파괴적이다. 공중 보건과 환경분야 모두에서 사람들은 엄청난 양의 직무와 노고를 감수하면서까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 미디어는 자연을 단순한 낙원 또는 재난의 원인으로만 보도하지만, 실상 우리는 인간성에서 충분한 희망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지구와 그 위에서의 우리의 삶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