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op & the City 세상의 모든 책방
겉은 부드럽고 속은
단단한 교토 책방
에디터 장세희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일본에는 서점이 점점 줄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항하며 꾸준히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교토에서는 겉으로 수수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작은 책방들이 자신의 존재를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교토는 옛것과 새로운 것을 연결하는 도시로, 전통과 현대, 도시와 자연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그렇다면 교토 책방들은 어떤 역사를 간직하며 어떤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까? 사찰, 신사, 궁, 정원이 오밀조밀 들어찬 교토를 천천히 거닐며 골목골목 숨겨진 책방들을 찾아가 보자.
교토의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이치조지를 거닐다 보면 케이분샤 서점을 만나게 된다. 케이분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꼽힌다.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벽돌집에 들어서면 아늑한 조명, 가구들과 함께 정성스럽게 선별된 책, 잡화가 펼쳐진다. 1975년부터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온 케이분샤에서는 갤러리, 토크와 워크숍 등이 열리는 이벤트 스페이스, 안뜰, 카페
와 같이 다양한 공간과 더불어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 예술 대학이 많아 문학과 예술에 관심 있는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에 문학, 예술, 철학, 요리, 그림책, 독립출판물 관련 도서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케이분샤는 단순히 책을 파는 가게 아니라 영감을 주거나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손님과 책의 우연한 만남을 선사한다. 교토에 머물고 있다면 이곳에서 우연히 만난 책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10 Ichijoji Haraitonocho, Sakyo
Ward, Kyoto, 606-8184 Japan
keibunsha-books.com
@keibunsha_books
교토의 명소인 철학의 길을 따라 걸으면 ‘웃음소리가 있는 곳’이라는 호호호좌가 등장한다. 호호호좌는 책이 아주 많은 선물 가게다. 1층에는 신간, 잡지, 독립출판물을 비롯해 책 관련 각종 잡화와 문구류가, 2층에는 헌책, 빈티지 소품 등이 있다. 호호호좌 대표인 야마시타 겐지는 출판사, 잡지사, 헌책방 등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4년에 서점 가케쇼보를 열었고, 이를 개명하여 2015년부터 ‘호호호좌’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가 책 파는 일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에 관하여 쓴 『서점의 일생』이 한국에 출간되기도 하였다. 호호호좌에서는 다양한 책과 잡화뿐만 아니라 라이브 공연, 토크 행사, 일러스트 전시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책을 산다면 호호호좌에서의 추억을 함께 담아갈 수 있을 것이다.
71 Jodoji Banbacho, Sakyo
Ward, Kyoto, 606-8412 Japan
hohohoza.com
@hohohozajoudoji
교토국립근대미술관 근처에 있는 야마자키 서점은 에도 시대의 미술서, 메이지 시대의 도안, 근대의 화집, 프린트 등을 취급하는 서점이다. 대표인 야마자키 스미오는 미술책과 미술 연구에 관심이 많아 1979년부터 미술 서적을 다루는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그가 직접 일본 전국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구한 희귀한 고서와 예술서로 가득하다. 그가 소장한 책을 사기위해 해외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그가 작업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도 종종 열린다. 오래된 박물관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서점과 교토다운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을 반드시 들르자.
91-18 Okazaki Enshojicho, Sakyo
Ward, Kyoto, 606-8344 Japan
artbooks.jp
@artbooksyamaza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