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지독하고 찬란한 도시의 사랑,
소설가 박상영
에디터: 김선주
사진: 한성경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고 수많은 사람이 엉켜 있는 도시 속에서 누군가는 찬란한 사랑을 나누고, 누군가는 지독한 관계의 굴레에서 허우적거린다. 뜨거웠던 열정 뒤에는 늘 지리멸렬한 권태와 이별이 슬그머니 찾아온다. 그러나 불안한 삶과 혼란스러운 사랑 끝에 늘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바탕 울고 웃으며 자신의 감정을
바닥까지 들여다보는 청춘들의 연애담은, 사랑과 관계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첫 번째 책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이하 자이툰 파스타)도 신인으로서는 굉장히 잘됐는데, 이번 책은 반
응의 강도와 양이 엄청 더 다르더라고요. 자고 일어나면 하룻밤 사이에 추가 인쇄가 결정되기도 하는 상황이 신기하기도 하고,
열렬하게 사랑해주셔서 감사하죠.
누가 그런 수식어를 붙여주셨는지.(웃음) 제가 이미 그 집단에 속해 있기도 하고, 카일리 미노그, 티아라, 핑클, 유채영 등 대중문화의 기호들을 차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서 친근하게 공감하며 보시는 것 같아요. 소설에서 메타포로 표현하거나 여러 갈래의 은유를 통해 독자에게 일부러 숨기는 작가가 있고,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작가가 있다면 저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분들에게도 허들이 낮은 편이죠.
첫 번째 책도 제가 제안한 이미지였어요. 원래 그림에 관심이 많아서 자주 즐겨 찾아보곤 해요. 편집부에서 표지를 정할 때 제 생각을 물어봐 주셔서 글 쓸 때 생각했던 이미지들을 샘플로 여러 개 보내드렸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표지로 채택됐어요. 동네서점 에디션 표지도 그중 하나였고요. 특히 동네서점 에디션 표지 그림은 저와 친한 전나환 작가의 그림인데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 대중소설에 사용하기엔 부적절하지 않을까 우려도 됐어요. 창비에서 좋게 봐주신 덕분에 일반판 표지가 될 뻔도 했죠.
처음 발표했을 때는 각각의 작품이 개별적으로 승부를 봐야 했기 때문에 연결고리를 많이 뺐어요. 이것을 하나의 연작소설로 묶으면서 뺐던 부분들을 복구해서 집어넣고, 이스터에그나 인물들을 많이 엮었어요. 이 작업을 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렸죠. 「늦은 우기의 바캉스」에서 어떤 행동을 왜 하고 있는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드러나게끔 해서 결국 ‘이 작가가 이런 걸 쓰려고 했구나’ 하고 일종의 반전처럼 느껴주시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두 소설이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명확히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지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