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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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젊은 세대는 불과 10년 전의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거품경제의 호황과 끝없는 기술의 발달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금과 같은 변화무쌍한 미래가 전 인류를 습격하리라고 생각조차 않고 살았던 이유일까? 새로운 세대는 문화유산과 전통을 다시 연결함으로써 보다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고자 노력한다. 게슈탈튼gestalten 출판사에서 출간된 『The New Traditional』은 장인 정신과 그것이 투영된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같은 관행을 유지해 나가는 독특한 경험을 하도록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 책은 대장간, 직조, 사케 만들기, 양치기, 혹은 자신의 집에 사우나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와 기술, 창의력에 전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통은 언제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관습과 의식을 통해 되살아난다. 인류는 요리를 하고 바느질을 해왔다. 농업과 양봉, 주술적인 의미의 문신, 건축, 목욕, 가축의 사육 등 세대를 거쳐 이어오고 발전시킨 이 전통들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영적인 만족감도 선사했다. 전통 유산은 우리에게 기술과 지식, 이야기를 옮기며 인류의 가치를 상승시켜왔다. 현대인의 삶은 자동화에 익숙하다. 가족적이지도 영적이지도 않으며, 가혹한 야생에 차마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삶을 지탱한다. 즉, 우리의 유구한 전통은 위험에 처해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지역 사회, 그리고 자연과 묶어주는 의식이 마지막 전통 계승자들을 끝으로 소멸될 것이라는 상상은 우리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반면 희망도 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 중 상당히 많은 이들이 현대 문명의 세계가 잊어왔던 많은 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상기시키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식, 인내, 관찰, 느림, 보살핌, 독창성과 공동체, 그리고 과거의 전통이 미래 성장을 위한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다. 대부분의 전통은 시간을 따라 이어지며 변화를 거듭하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현대의 대장장이들은 다음 세대에 지속적으로 물려줄 수 있는 도구를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또한 일회용 제조의 남발과 계획된 폐기로 인해 사라져가는 기술을 보호하고자 한다. 몇몇 국가의 요리사들은 로컬 재료를 1년 내내 사용하기 위해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과 현대의 기술을 혼합한다. 또한 전 세계의 젊고 의식 있는 공동체와 개개인들은 보다 지속 가능한 전통을 위한 노력을 서슴지 않는다. 전통을 되살리고 계승하면서도 현대인의 호기심을 끌 만한 요소를 가미한다. 또 이러한 전통 계승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고자 한다. 오래된 전통을 간직한 장인과 기업가, 그리고 지역 사회는 우리의 가장 시급한 사회·환경 문제를 반추해볼 수 있는 중대한 증인이 되기도 한다. 생산과 편리함을 이유로 망쳐버린 수많은 것들을 극복해야하는 일 또한 우리의 몫이다. 이러한 관점은 많은 젊은 전문가가 보다 의미 있는 방식으로 그들의 문화와 지역 사회에 다시 참여하도록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