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오직 재미있게 읽어나가는 삶,
영화평론가 이동진

에디터: 김선주
사진: 신형덕

팟캐스트 < 빨간 책방>,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안경. 그리고 역시 온통 빨간색으로 뒤덮인 책 『이동진 독서법』은 그만의 고유한 세계를 온전히 녹여낸 듯했다. 책과 관련된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 독서가로서의 이동진은 차분하게 침잠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책에 대한 끓어 넘치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책을 읽을 때는 그 말투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더니, 대화를 나눌 때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책 속 문장처럼 다가왔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읽으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오직 재미있게 읽어나가는 삶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방송, 강연, 라디오까지 바쁜 상반기를 보내셨는데 근래에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지금 < 푸른 밤 이동진입니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 4개월 되었는데요, 매번 2시간씩 진행하는 거라서 시간이나 노력을 제일 많이 소비하는 것 같아요. 원래 하던 일인 평론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글을 쓰거나 강의도 하고, 다음 책도 준비하고 있죠. 사실 지난 십몇 년간 계속 다음 책을 쓰고 있었거든요. 심지어는 지금 두 권을 쓰고 있어요. ‘빨간책방’으로 나오는 시리즈가 있는데, 이번엔 이다혜 기자님과 나누는 얘기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려고 합니다.

이미 수많은 독서법이 나왔는데,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에 부담은 없으셨나요?
독서법에 대한 책이 저희 집에만 스무 권 정도 있어요.(웃음) 원래 독서법이라는 게 그것을 읽는다고 해서 안 읽히던 책이 읽히거나, 한 권 읽다가 열 권을 읽게 되는 건 전혀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독서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고, 제 평생의 가장 큰 취미이자 오락인 독서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정리한 것이기도 해요.
『이동진 독서법』은 가독성이 중요한 책이에요. 완독률이 높고, 잘 읽히고,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완벽한 자기만의 독서법을 갖고 있고, 독서에 어려움이 없는 분들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어요. 책을 잘 읽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서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거든요. 많은 분이 책을 쉽고 재미있게 읽었으면 하는 게 목표예요.

< 빨간책방>을 해오신 덕분인지 작가님을 독서 멘토로 꼽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책에서는 자신을 실패한 독서가라고 하셨어요.
많이 사고 많이 읽다 보면 당연히 실패도 많을 수밖에 없어요. 실패가 없는 사람은 시도를 안 한 사람이죠. 저 같은 경우는 많이 도전을 해봤기 때문에 표지나 저자, 광고에 속는 등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 거죠. 이 책에서 완독에 대한 부담을 없애라는 얘기를 했는데, 저도 완독하지 않는 책이 굉장히 많기도 하고요. 옛날엔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책을 읽다가 별로 안 좋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일부분만 읽다가 그만둬요. 근데 그걸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표지만 보거나, 챕터 하나만 봐도 얻는 게 있을 수 있거든요. 물론 끝까지 읽으면 좋죠. 그러나 책이 남아있을 때 그 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다른 책을 읽지 못하게 만들어요. 독서가 진정 가치 있고, 오래 하고 싶고, 좋은 일이라면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해요. 무엇보다도 재미를 계속 가져가야죠. 독서에 재미 붙이는 게 쉽진 않지만 일단 재미를 붙이면 일평생 가장 큰 재미가 된다는 게 이 책의 요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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