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도시농부와 정원사를 지원하는 공공 재산

에디터 지은경
사진 © Pépins production

우리의 식탁은 과연 안전할까? 우리가 먹는 음식의 재료는 대체 누가 생산하고 어떻게 밥상 위로 전달될까? 이대로의 농업방식에 문제는 없는 걸까? 삭막한 도시를 먹거리가 풍성한 녹지로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씨앗 프로덕션Pépins production은 파리와 마르세유의 몇몇 동네에 씨앗 보육원을 설치하고, 도시 중심부에서 농사를 펼치며 지역민들과 협동한다. 로컬 푸드는 보다 믿을 수 있으며 운반으로 인해 생겨나는 공해 또한 줄인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도시 한복판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재배한 식물들은 학교와 공공텃밭이나 개개인의 베란다, 그리고 요리사 및 조경사들에게 제공된다. 이 프로젝트는 고대인들의 지혜를 되살리는 운동이며 세계 공동체 문화를 더욱 비옥하게 만들어 준다. 씨앗 프로덕션은 도시인을 대상으로 지역의 재래종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 1901년에 만들어진 법률 협회로, 2015년 4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협동의 가치: 다양성, 적합성, 책임감
씨앗 프로덕션은 도시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한 식물의 다양성을 기본으로, 각기 다른 종자에 알맞는 재배방법을 연구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면서 종자 자체나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노하우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또한 도시에서 식물을 생산하고 배포하는 것은 생산자와 정원사, 농부 모두에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로부터 탈피하여 보다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막 싹을 틔운 모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씨앗 프로덕션 진행에 있어서 우리는 단지 소비자가 아니다. 유용하고 아름다운 식물을 찾아 모종 기르기에 참여하거나 꺾꽂이 작업장에서 배운 모든 지식을 세대를 거쳐 나누고 번식하게 하는, 마치 꿀벌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보다 지적이고 즐거운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씨앗 프로덕션의 시작은 매우 소박했다. 사회·환경적 관점에서 공동의 비전과 강력한 신념을 공유하는 6명이 윤리적 식물 번식을 위해 도시의 공터와 빈 병원, 폐교 등에 모였다. 이들은 지금껏 도시의 식물과 자연에 봉사하기 위한 기술과 지식, 노하우 및 네트워크를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왔다. 현재 씨앗 프로덕션에는 500명이 넘는 구성원이 힘을 모으고 있으며, 파리 시내에만 총 4곳의 씨앗 프로덕션에서 연간 20,000종이 넘는 식물을 생산하고 있다.

라 카반 플뤠리La Cabane Fleury
재활용 재료로 제작된 실험적 건축물인 라 카반 플뤠리는 씨앗 프로덕션 활동과 더불어 동네 주민들의 자율적인 공동체 공간으로 사용된다. 건설 현장에 버려진 전나무를 가지고 만든 목조 골격과 해양 운송용으로 사용되던 컨테이너 등을 이용한 신개념의 이동식 온실은 현재 허가된 토지 위에 한해 만들어지고 있다. 온실의 북쪽 외관은 프랑스 건설 네트워크인 콜렉티프 파이유Collect’IF Paille와 랑텐 일드 프랑스L’antenne Ile-de-France와의 협력 하에 다양한 짚 건설 기술에 따라 제작되었다. 이곳에서는 사회구조와 문화변동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짚, 석고, 목공 등의 전문 기술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레 그랑 브와장Les Grands Voisins
2016년 2월, 병원으로 사용되던 장소에 설립된 레 그랑 브와장의 목표는 현지에서 생산된 식물을 현지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이곳의 도시농업 프로젝트는 지역 순환 경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나튀르에스파스NaturEspaces가 운영하고 예스 위캠프Yes We Camp가 만든 시설에서 사용자들은 현장인력과 함께 생산과정을 배우고 생태학적인 방법을 함께 모색한다. 나튀르 에스파스는 정원사와 도시농부들을 양성하고, 씨앗 프로덕션에 식물을 심으면 그 대가로 식물 폐기물로 만든 퇴비를 제공받기도 한다. 이씨 떼르Ici Terre와 같은 협회는 각종 도시농업 프로젝트를 창출하고 그 안에서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건축가, 조경사, 도시농부 등으로 이루어진 협회는 정기적 모임을 통해 각종 정보를 공유한다. 종묘장은 급수와 유지 보수 서비스를 동네 주민들로부터 제공받고, 그 대가로 동네의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수거해 퇴비를 만들거나 이웃에게 식물을 제공하기도 한다.

October20_AtlasofLife_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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